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二不男의 雜文14

가혹한 이 오빠를 이해해 주길 바래... 그 "가혹함"에는이런저런 핑계가있는데... 하나는... 누누이 말하듯이. 자신을 되돌아보고 생각 할수 있는. 그런 진심 어린 쓴소리이고. 또 하나는... 괜시리 심술부리고픈. 그런 유치한 남자들의 심보이고. 다른 하나는... 정말좋아하게 될까봐. 그런 두려운 마음에 자꾸 멀어지려는. 용기없는 자의 변명이라는거. . . "Gnossienne" No.4 - Erik Satie Accordion - Teodoro Anzellotti 2008. 10. 23.
캉~ 하는 소리와 함께... 뚜껑이 열리며 이상 야릇한 그 냄새가 퍼지기 시작했다. 아이는 신기한듯, 몇번이나 뚜껑을여닫으며, 라이터를 이리 저리 돌려 보고 있었다. 장난감인양 재미있게 놀고 있는 손자가 귀여웠던지... 누워있던 할아버지는먹다 남긴 과자며, 황도 건더기를 슬쩍 밀어 주며, 주름이 깊게 패인 앙상한 얼굴에 잠시나마 미소를 지었다. 지병이 악화된지라... 아들, 며느리, 딸들은 벌써 몇주째수발을 들고 있었다. 아이는 부모를 따라 내려왔으나... 놀 친구도 없이 하루하루가 따분하던 중 신기한 물건을 하나 찾았다. "지포라이터" "할아버지"에겐 지포라이터가 하나있었는데... 그 라이터를 항상 머리맡의 낮은 단상위에 두었다. 할아버지의 라이터는 아무 무늬없는 네모 반듯한 은색이었는데... 아이는 그렇게 지루할때면 할아버지 옆.. 2005. 12. 23.
아이는... 동생과 같이 열심히 사과를 닦았다. 약간 곪았지만 나름대로 윤이 반질반질 나기 시작했다. 소쿠리에 한가득 담아 들고 안마당을 지나... 옆집의 꽤 화려한 커다란 문을 열고 들어 갔다. 화단을 정성스레 다듬고 있던 아줌마가... "놀러왔구나~" 다정스레 맞아 주시는 아주머니에게... 아이는 가슴에 한아름 안고 있던 소쿠리를 내밀었다. 아주머니는 빙긋 웃으시며... "잘 먹을께..." 아이는 기분이 좋았는지 폴폴 뛰며 화단을 돌아 나갔다. 저녁에 엄마가... "얘야~ 여기있던 사과... 왜 이거 밖에 없지?" 아이는 자랑스레 옆집 아주머니께 드렸노라 했다. 엄마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에고... 이녀석아~ 그 걸 드리면 어떻게 해..." "아유~ 내가 창피해서 못살겠다..." 가족끼리 먹을 양으로 헐.. 2005. 12. 16.
여자의 두눈은... 맑게 빛났지만, 무언가 가득 담은 어두운 눈을하고 있었다. "원하는게 무엇이지?" 마.법.사. 는 허리까지늘어진긴 수염을 손으로 매만지며, 작지만, 뚜렷한 맵시를 가진눈으로 말했다. "내 사랑과의 행복이 영원할 수 있을지 알고 싶습니다" 여자는 조금 망설이는듯,차분하게 말했다. 원탁에 놓여 있는수정구가 밝은 빛을 내기 시작했다. "알려줄수는 있지만... 대신 그대의생명 1년이 짧아지는데..." 마법사는 머리를 푹 감싸 안은 둥근챙의뾰족 솟은 모자를벗었다. 더 작게 보이는 그의 눈빛은 상대의 마음을 꿰뚫어 버릴거 같았다. "좋습니다" 여자는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대답을 했다. 그정도 댓가는 치룰수 있다는듯,입술을 꼭 다물고 있었다. "그럼 한가지만 더 물어 보겠네" 마법사는 회색의 소매가 넓은 옷을 .. 2005. 9. 13.
그녀의 얼굴... 시원하게 펴진 이마. 무언가를 가득 담은 두 눈. 오똑하진 않지만 잘빠진 콧날. 작지만 도톰하게 올라온 꼭 다문 입술. 턱에서 귀 밑까지 이어지는부드러운 라인. 이마와 뺨을 타고 흘러 내린 머리칼. 그가 그리는 여자의 얼굴은 어딘지 모르게 비슷하다. 오늘도매점 아주머니가 한마디 하고 지나간다. "총각, 총각이 그리는 여자 얼굴은 맨날 보면 눈매하고 표정이 그게 그거 같단 말야." 작은 공원의 저녁은 늘... 연인들. 아이를 데리고 나온 엄마들. 저녁 공연을 홍보하러 직접 나온 배우. ...들로 부산하다. 작고 동그란 스툴과 이젤을 놓은 남자는... 원래 공원 배경의 한부분이었던 것처럼 자연스럽다. 눈에 띄지 않는다. 그는, 기억한다. 눈웃음이 예뻐서 그 "초생달" 같은 눈꼬리를 보면, 어떤 사람이든 따라.. 2005. 8. 14.
힘든 하루의 끝자락에서... 당신의 글... (Sketched by eveNam...) 오전에 세시간 오후에 네시간 작업해서 평균적으로 1인당 100킬로그램쯤의 맛을 잡았다. 채취단가는 킬로그램당 900원... 하루 일당으로 쳐 9만원, 적지 않은 소득이다. 그러나 그 누구도 개펄 위에서 감히 꿈꿀수 없는 힘든 노역과 고통을 이겨낸 산물이다. - 곽재구 "포구기행" 中 - . . 오늘도 어김없이 정시에 출근해서 커피 마실 틈도 없이... 일과는시작된다. 일단! 어제 마무리 못한 지도교수의 세미나 자료 정리가 급선무! 시간도 부족하고 맘도 급한데... 오늘 따라 타과의 전화가쇄도한다. 결국엔 별것도 아닌것을... 이래저래 시간은 벌써 12시를 향하고 있다. "컴퓨터에 잠깐 가봤으면..." 오전 내내 그가 쓴 글이 몹시 보고 싶었다. "오늘은 어떤 글.. 2005. 6. 11.
노르망디의 한국인... June 6, 1944 (에필로그) 1944년 D-Day 당일... 미육군, 101공수사단 506연대의 한 중위는 연합군이 상륙한 5개 섹터 중 "유타"라고 명명된 해안 근처에서 독일 국방군의 옷을 입은 아시아인 4명을 사로 잡았다. 그런데... 이들 어느 누구도 독일어를 할줄 몰랐다. 나중에 이들은 한국인으로 밝혀졌다. - 암브로스 "D-Day June 6, 1944"中 - . . 전쟁 소설가 스테판 암브로스(Stephen E. Ambrose)가... 각종 사료와 현재 생존해 있는 참전군인들의 인터뷰를 토대로 픽션이 아닌 논픽션으로 노르망디 상륙전의 전반적인 내용을 기술한 "D-Day June 6, 1944" 중... 초반부에 방어자로서의 독일군을 설명하는데 언급된 내용이다. 어떻게! 2차대전때... 한국인이 머나먼 프랑스에 와서 그것도.. 2004. 11. 6.
노르망디의 한국인... June 6, 1944 (후편) 두손을 머리 뒤로 올린채 참호속에서 나와야만 했다. 막전투를 치룬듯, 그들은 거친 숨소리를 내며 몹시 흥분되어 보였다. 닭벼슬 처럼 머리의 가운데 부분만 남기고 모조리 삭발한 병사는, 얼룩덜룩 위장된 얼굴에 당장이라도 방아쇠를 당길듯한 태세였다. 방금전엄청난 폭발에 온몸을 두드려 맞은듯 서있는것 조차도 힘들었지만, 이대로 주저 앉아 있다간 그들이 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기를 쓰고 걸었다. "살려면 움직여야 해..."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니어서 조금 걷고 나니 곧 견딜만했다. 30분 정도를 걸어 미군의 집결지에 다다르자, 같은 처지가 되버린 한 무리의 아군-독일군들이 보였다. 소속부대를 확인하기 위한 줄에 끼어 반대편 쪽을 바라 보니, 이미 확인이 끝난 병사들이 대오를 이루고 서있었다. 포로가 된것이 못.. 2004. 11. 1.
노르망디의 한국인... June 6, 1944 (전편) "쾅" ...하며 작열하는 수류탄의 소리에... 고막이 터질듯한 압력과 귀에 물이 가득찬듯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마를대로 말라 먼지가 펄펄 나는 참호 바닥에 얼굴을 쳐박고 고꾸라졌다. 수류탄의 폭발 때문인지, 참호 위에 쌓여 있던 모래주머니가 터지면서, 수북히 내려 앉은 모래가루에 얼굴은 분을 바른것 처럼 뿌옇게 되버렸다. 반사적으로 참호 밑으로 기어가려 했지만... 꿈을 꾸듯 멍한 머리에, 도무지 팔 다리가 움직이질 않았다. "이제 죽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죽을 힘을 다해 고개를 들어보니, 눈앞엔 파편자국이 선명한 철모가 내동댕이 쳐져 있었고... 방금전 까지 나를 짐승처럼 부려왔던, "귄트" 하사관이... 머리가 반이나 날아간 채로 휴지 처럼 널부러져 있었다. 그 끔찍한 모습에 무.. 2004. 10.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