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二不男의 雜文

아이는...

by 이브남 2005. 12. 16.

동생과 같이 열심히 사과를 닦았다.
약간 곪았지만 나름대로 윤이 반질반질 나기 시작했다.

소쿠리에 한가득 담아 들고 안마당을 지나...
옆집의 꽤 화려한 커다란 문을 열고 들어 갔다.


화단을 정성스레 다듬고 있던 아줌마가...

"놀러왔구나~"

다정스레 맞아 주시는 아주머니에게...
아이는 가슴에 한아름 안고 있던 소쿠리를 내밀었다.

아주머니는 빙긋 웃으시며...

"잘 먹을께..."

아이는 기분이 좋았는지 폴폴 뛰며 화단을 돌아 나갔다.



저녁에 엄마가...

"얘야~ 여기있던 사과... 왜 이거 밖에 없지?"

아이는 자랑스레 옆집 아주머니께 드렸노라 했다.

엄마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에고... 이녀석아~ 그 걸 드리면 어떻게 해..."
"아유~ 내가 창피해서 못살겠다..."



가족끼리 먹을 양으로 헐값에 많이 사온 곪고 푸석한 사과...

혀를 끌끌 차며 옆집으로 향하는 엄마의 얼굴에...
아이는 금세 시무룩 해진다.


엄마가 아주머니한테 왜 미안하다 했는지.
아주머니는 또 무엇이 고마운 것인지.


아이는 한참을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그 이유를 알수 가 없었다.




2005년 7월 15일... eve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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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59th Street Bridge Song (Feelin' Groovy)"
Simon & Garfunk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