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二不男의 雜文

여자의 두눈은...

by 이브남 2005. 9. 13.


맑게 빛났지만, 무언가 가득 담은 어두운 눈을하고 있었다.


"원하는게 무엇이지?"


마.법.사.
는 허리까지늘어진긴 수염을 손으로 매만지며,
작지만, 뚜렷한 맵시를 가진눈으로 말했다.


"내 사랑과의 행복이 영원할 수 있을지 알고 싶습니다"

여자는 조금 망설이는듯,차분하게 말했다.
원탁에 놓여 있는수정구가 밝은 빛을 내기 시작했다.


"알려줄수는 있지만... 대신 그대의생명 1년이 짧아지는데..."

마법사는 머리를 푹 감싸 안은 둥근챙의뾰족 솟은 모자를벗었다.
더 작게 보이는 그의 눈빛은 상대의 마음을 꿰뚫어 버릴거 같았다.


"좋습니다"

여자는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대답을 했다.
그정도 댓가는 치룰수 있다는듯,입술을 꼭 다물고 있었다.


"그럼 한가지만 더 물어 보겠네"


마법사는 회색의 소매가 넓은 옷을 걸치고 연금술 용기로 다가갔다.
그릇에는 벌건 쇳물이 쿨럭거리며 거품을 내고 끓고 있었다.


"그 남자를 사랑하는가?"

"네"


여자는 생각할것 없이 바로 대답했다.


"그 남자는 그대를 사랑하는가?"

"네"

굳은 의지가 담긴 여자의 두번째 대답이었다.
그릇에 담긴 쇳물이 증류기로 서서히 흐르고 있었다.


"그러면...그 사랑을 믿고 있는가?"

여자는 대답이 없이 잠시 주춤 거렸다.
증류기의 유리관 하나가 뜨거운 쇳물에 퍽 하며 깨져 버렸다.
마법사는 재빨리 깨진 관을 막아 쇳물이 새는 것을 막았다.


'나는 그남자의 사랑을 믿고 있는걸까...'
'내가 그남자의 사랑을 믿을수 있을까...'


여자는 고개를 떨구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머리엔 마법사의 눈빛이 느껴졌다.


"믿음이 있다면... 굳이 1년의 생명을버릴 필요는 없네"

수정구가 다시 한번 환하게방안을 밝히고 있었다.
나머지 증류관에선 부글거리며 거품이 일고 있었다.


'그래... 나는 그 남자의 사랑을 믿어야 해...사랑을 믿어야 해... 사랑을...'

여자는 속으로 몇번씩 되뇌고 있었다.


"그 남자의 사랑이 진심이고, 그 사랑을 믿는다면..."

마법사는작지만 부드러운 눈으로 바라 보며 말을 계속했다.


"그 믿음이 있는 한 행복은 영원할테니..."


여자의 두눈은 다시맑게 빛났다.
방금전의 무언가 가득 담았던 그림자는 보이질 않았다.

증류기를 거친 누런 쇳물은 조금씩 금빛깔과 은빛깔로 반짝이기 시작했다.

수정구의 밝은 빛이 그 색깔을 더욱 빛나게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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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브남이가...

"퇴마록"에 심취하여 별 생각 없이끄적거려 본 잡문... -..-



바흐는 독실한 크리스챤이라 수많은 칸타타를 썼지만,
종교도 없는 브남이는 이런 칸.타.타. 가 왜 이리 좋은지...

(대체 "미사"가 몬지 알고, 이런 "미사곡"을 좋아 하는지... ^^;)


이 알토를 위한 칸타타의 "아리아"는 넘 아름다운거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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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rstehe doch der Sunde" from Cantata BWV54 - Johann Sebastian Bach
Contre-tenor - Andreas Scholl
Orchestre du Collegium Vocale - dir.Philippe Herrewegh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