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二不男의 雜文14

이브남의 씨디 이야기 - 픽션 "동훈씨~ 기쁜소식!" "슈미트 연주의스칼랏티, 남은게 있었네요" "아... 그래요? 그것도 챙겨 주세요" 절판이라 해서 꽤 아쉬워 했던 음반이었지만, 순간... "아차" 싶은 이브남씨의표정이다. 그날도"참아야 하느니라"를 속으로 외쳐 댔지만... 가격대비 성능만족! 그 경제적인 가격에, 이브남씨... 바흐의 4 for 1 씨디를 덜컥 집어 들고 말았다. 바흐의 브란덴부르크와 바이올린 협주곡 전곡을, 씨디 한장 가격으로 들을수 있는데 왜 탐이 안나겠는가? 만약 여유만 있음, 서너개 더 들고 올 태세였다. "전부 해서... 86,800원 입니다" "어... 왜 이리 많이 나온거죠?" "스칼랏티가 19,000원예요... 프랑스에서 바루 넘어온거라서..." 직수입가에 비해 그리 비싸지 않다며생글생글한 미소를 .. 2004. 10. 3.
아이가 있었다. 뽀얀 얼굴. 약간 통통한 볼살. 크고 까만 눈동자. 도톰한 입술. 그리고... 짙은 눈썹이 꽤 고집있어 보이는, 조그마한 여자아이... 길게줄지어선 희고 검은 건반을, 토실토실, 고사리 같은 손으로꾹꾹 눌러대고 있다. 손가락이 동그랗게 되야 하는데, 힘이 잔뜩 들어간 손가락은 자꾸 펴지기만 한다. "얘... 넌... 안되겠구나..." ...하며나가버린 선생님의 생뚱맞은 얼굴이 떠오른다. 아이는 시무룩한 얼굴에금방 눈물이 쏟아질듯... 눈이 그렁그렁 해졌다. 하지만 고집이 있어, 당차 보이는얼굴엔, 무언가 굳은 다짐을 하는듯... 진지하기만 하다. . . 아무도 없는 조용한 빈연습실엔, 아이가 혼자 남아 있었다. 피아노 앞에 앉은 아이는 두손을 모아 기도를 한다. "손가락을 동그랗게 되게 해주세요..." .. 2004. 7. 28.
C + D 씨디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언뜻 떠오르는 기억이... ^^; . . 언젠가...학교 동아리방엘 갔었다.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정말 반가운 후배 두녀석을 만났다. ^o^ 지금은 둘다 졸업하고 어엿한 사회인이 되있지만... 학생때는 서로 티격태격, 옥신각신... ...하면서도 동기라구 작은것 까지 잘 챙겨주던 놈들이, 이젠... 그럴듯한 연인이 되어 있었다. ^^ 이런저런 회포를 풀고 있는데... 여자애가 대뜸! 서로 가지고 있는 씨디들을 한데 모아 정리를 한다고 했다. 문득, 예전에 한 칭구가 얘기했던 말이 떠올랐다. "씨디 결혼 시키기" . . (Sketched by eveNam...) "씨디 결혼..." 이란 말은예전에 어떤 칭구가 한 말이었는데, 언젠가 한번 빌려갔다가엄청 욕먹은 기억이 있다. 물론, 그.. 2004. 5. 20.
나의 첫 기타.... 동아리방 앞 로비의 한쪽 구석엔 검고 둔탁한 하드케이스가 쌓여 있었고... 선배 형들이 앉아서 후배들에게 기타를 정성스레 골라 주고 있었다. 후배들은 어떤 기타를 받을 것인지... 설레임과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길게 줄을 서서 앞선 친구들의 기타를 보며 입을 다물지 못한다. 저 투박하고 밉상스런 케이스안에... 어쩜 그리도 예쁜 물건이 숨어 있을까! 뚜껑을 여는 순간... 환한 빛을 내며 얼굴을 내미는 물건은 정말 너무... 아름답고 눈이 부셔 안고 싶어도 안을수가 없었다. 이제 새로운... 아니 처음이라 해야... 애.인. 이 생긴것이다. . . (Sketched by eveNam...) 나의 "애인"은 짙은 갈색의 앞판을 가졌고... 다른 어느것 보다도 예뻤다. 짙은 갈색의 앞판은 다른 친구들의 질.. 2004. 5. 13.
MG34의 노리쇠를 당기고... 주위는 아무런 생명체가 없는것 처럼 적막했다. 가끔 시원한 바람이 귓가를 스치고 지나갈 뿐이다. 도대체 이 낮선 마을에서 얼마나 있었는지 이제는 아득한 기억처럼 느껴질 뿐이다. 엄지 손톱을 물어뜯어 "퇴~" 하고 뱉었다. .. 내가 처음 왔을 때, 마을은 정말, 이쁘고 아담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것은, 키재기를 하듯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지붕들 밑에 낮으막한 돌담들 사이로 난 조그만 골목길들이다. 마을 가운데엔, 동그란 분수를 가진 작은 광장이 있었다. 좌측으로 붉은 벽돌로 지어진 우체국과 옆으로 병원이 있었고, 맞은편에는 4층 짜리 여관이 있어 여행객이나 타지 사람들이 묶곤하였다. 아마도... 그랬을 것이다. 여관의 우측에는 큼지막한 돌로 다져진 큰 길이 있었고, 길 건너편엔 빵집, 시계방, 카페, .. 2004. 3.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