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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음악기타앙상블

연주회를 준비하며

by 이브남 2015. 6. 13.




바로크 이후의 곡들처럼 악보가 출판되어 있었으면 좋으련만,
르네상스 음악들을 하다 보니 이 태블러추어들과 한 달 동안 씨름한 끝에~
영국 12곡, 스페인 11곡해서 총 23곡의 편곡을 마무리했습니다.

이전에도 간간이 접했던 방식의 악보들이었지만,
이래 많은 양의 숫자와 눈싸움을 하기도 처음인거 같습니다. (@..@)
여튼 모든 밑 작업을 끝내고 연습만 하면 되니 마음이 홀가분합니다.

  



이 “말만 편곡”인, 곡들을 재구성하는 시간이 가장 힘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내 맘대로(?)할 수 있는 재미있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말만 내 맘대로”이지, 실상 할 수 있는 건 그닥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배운 것도 없고, 그마저도 음악적인 능력도 부족이라,
기존 연주의 샘플링을 통한 모방이 거의 대부분인 수준입니다.

이렇게 완성된 악보가 제법 양이 됩니다.
총보가 78페이지, 제가 맡은 파트도 38페이지로 짧은 단행본 분량입니다.
연습 때 마다, 클리어화일 두 권을 들고 다녀야할 듯합니다.(+..+)

곡 당 평균 2~3분에 가장 긴 곡이 5분 정도의 짧은 곡들이지만,
한회 연주회의 프로그램으로 23곡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거 같습니다.
머 일단 시작한 거니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



이번 연주의 컨셉은 "영국과 스페인 황금시대(Golden Age)의 음악"으로,
엘리자베스 1세와 카를로스 5세가 통치하던 15세기 말부터 16세기의 음악들입니다.
각각 절반씩 할당해서 전, 후반으로 나누어 연주할 계획입니다.

편곡을 하다 보니 두 나라의 음악적인 특성이 좀 더 잘 구분되었는데...
도미넌트에 완전5도 대신 단7도를 즐겨 사용하는 당시에 유행했던 화성과,
역시 당시 유럽 세속음악의 사조였던 멜랑콜리를 서로 공유하면서도
멜랑콜리 본연의 우울함과 비애가 내재되어 있는 영국음악에 비해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느낌의 스페인이 훨씬 더 서정미가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영국은 차분하면서도 화성위주의 선율적인 리듬이 많은 반면,
경쾌하고 다소 가벼운 듯, 주로 선율과 리듬 자체로 움직이는 스페인이었습니다.

이번엔 기타와 궁합이 가장 좋다는 리코더가 참여하는데,
전체 프로그램의 절반 이상을 맡고 있습니다.
성악과 더불어 꼭 해보고 싶었던 조합이었는데, 실현이 되었습니다.
다가오는 다음 주 첫 연습이 설렘 반 기대 반입니다. (^_^)

그나저나 메르스 때문에 뒤숭숭한 분위기입니다만...
다들 주말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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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ercada Segunda(Passamezzo moderno) - Diego Ortiz
Trattado de Glosas sobre Clausulas, Rome, 1553
Orphénica Lyra - dir. José Miguel More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