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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세상은 참 살만한가 보다...

by 이브남 2004. 3. 24.


며칠전...

후배 한녀석이 메신저로 음성채팅을 테스트한다면서
기타를 쳐주겠다고 했다.

곧바로 기타음이 흘러 나왔고
안치환의 "내가만일"이었다.

전주가 끝나갈 무렵
왠지 노래를 부르고 싶은 맘이 드는데...

순간! 스피커에서 타고 나오는 소리에놀랬다.

(사실 경악을 금치 못했다는 편이 맞겠다...)


"내가 만일 하늘이라면 그대 얼굴에 물들고 싶어~ ♬"


헉~ ㅡ.○;


이 녀석....

노래를 부르고 있는게 아닌가~



음...

야심한 밤에 남자한테서 이런 노래를 들어야하다니... -_-;


.
.





노래가 끝나고 "형~ 어때? 좋았어?"

...하고 묻는 녀석의 천진난만한 목소리에
왠지 모를 감동이 밀려왔다.

미워할 수 없는 귀여운 녀석... ^^


꼭 여자가 아니면 어떤가~
노래실력이 엉망이면 또 어떤가 말이지...

(사실 이녀석 노래는... 좀 거시기했다. ^^;)


이젠 나도 적지 않은 나인데...

이렇게 뜬금 없이 노래를 불러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게
정말 행/복/ 했다.



요즘은 이래저래 힘든일이 많다.

하는 일도,집안일도, 경제적으로도...
정말 이보다 더 나쁠순 없을 것이다.

근데...
후배가 들려주는 노래소리에이렇게 맘이 편해져 버리니
금방 눈물이라도 날것 같았다. ㅠㅠ


그래서 사람들이 가끔 이런 말을 하는거겠지...





세상은 참 살만한가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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