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달 전부터좋은 자리로 예매해 놓고
애타게 기다리던 연주...
애타게....
연주시간 2시간 전에 일어나 대충 씻고
연주 5분 전에 헐레벌떡 연주회장으로 들어간 놈이...
애타게(?)...는 아닌듯하다. --;
요즘내 몸안엔 소위 "귀차니즘"이란 바이러스가 득실거려
당장 치료 백신이라도 구해야할 지경이다.
무슨 선물을 할것인지 만나면 무슨 얘길 해야할지...
불과 보름전만해도 머릿속을 가득 메우고있었는데...
-_-;
.
.
연주회는 말 그대로 "환상"이었다.
이걸 "작살"이라고 표현하는 칭구도 있는데...
"환상"이란 말은
긍정적 의미와 부정적 의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 순간은무아지경이 될만큼 눈부시고 멋지고 아름답고 이쁘지만
제정신을 차리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애틋한 사랑꿈에서 깨어나거나
마약의 기운이 떨어져 어딘가에 뒹굴고 있는 자신처럼...
디용의 어제 연주가 그랬다.
화려한 테크닉과 편곡...
연주자, 관객을 음악과하나로 만들어 주는 감성...
연주자가 무대 뒤로 나가고 객석등에 불이 들어오고 나서
휴식시간임을 깨달았다.
"자신의 연주에 나를 이렇게 빠뜨릴수 있다니~"
~.~
환상이 깨지기 시작한건 2부 부터이다.
1부에 몇곡이 연주됬지만
나는 계속해서 디용의 천재적인 자작곡들을 듣고 싶었다.
자작자연...
하지만 디용은 재.즈. 만을 계속 고집했다.
디용이 앞으로 연주할 재즈곡들을 불러주자
개석에선 연신 "와~"하는 환호성과 박수가 터졌고
연주할땐 몸을 흔들거나발을 구르기도 했으며
"아~ 대단해~"라는 탄성이곳곳에서 나즈막하게 들렸다.
특히 여자들에겐대략 "주금모드"... 였다.
하지만 재즈라는 것이 그렇다.
감미로운 멜로디와 리듬이 있지만 몇가지 패턴을 반복하기 땜에
오래듣다보면 약간 멍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4곡을 계속해서 들으니 슬슬 머리가 흐려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마이크에 의해 소리가 더이상 필터링되지 않았다.
자꾸만 실수가 눈에 보였다.
어제 디용의컨디션은... 절/대/... 최상은 아니었다.
생각보다 실수를 많이 했는데...
아주 작은것들이라연주에 큰 영향을 준건 아니었지만
마이크에 의해 걸러져 "환상"이 계속될수 있었다.
여튼
그의 자작곡은 짧은 마지막 2곡으로 끝났고...
앵콜에서 한곡 더 들을 수 있었다.
"Tango en Skai"
연주 후 기립박수를 받았고 받을만 했다.
관객중누군가... 그의 대표곡인 "Libra Sonatine"의 "Fuoco"를 외쳤지만
자작연주는 더 이상없었다.
너무 아쉬웠다.
그의 천재적인 모습을 보기에 이날의프로그램은 너무 미약했다.
곡에 사용된처음보는 특수주법과상상을초월한 테크닉은대단했지만
단순히 써커쓰를 보는듯했다.
"난 말이지 기타로 이정도 까지 보여줄수 있어~"
꼭 보여주어야할 상품같았다.
환상속에서 탈출하고 보니...
지금까지의 연주들이 덧없는 달콤한 꿈만 같았다.
.
.
아... 아...^^;
이건 개인적인 욕심일뿐(사실 난 상당히 이기적이다... ㅡㅡ;)
어차피 디용 자신이 계획했던 컨셉이었을테니...
연주는 아주 훌륭했다.
정말 기타로는 다시 보기 힘든황홀한 연주였다.
디용이 내는 음 하나하나에 마음을 빼았겼고 감동했다.
그리고 사랑스럽고 귀여웠다.
싸인을 받으며...
"Wonderful~ and.... Very pretty~ ♥"
...라 한마디 날렸다. --v
"Over the Rainbow"와 쇼팽의 "왈츠"...
...가 그것이다.
E♭조를 쓰는 "Over the Rainbow"는 차분하고 시원하면서도 달콤하다.
음반에서의 느낌이왜 그리 좋은지 이제서야 알았던 것이다.
6번줄의 담백한 E♭음이란~ ^^
쇼팽의 감미로운 피아노곡을 기타로 연주한다면...
"More more... More Than~~"
여기에 귀엽고 깜직함이 플러스된다.
아마 이 쇼팽연주는 오래기억에 남을 것이다.
한 곡을 덧붙인다면... 소르의 "Mes ennuis"
뜻은 잘 모르겠지만 이곡에 이런 제목을 붙여주고 싶다.
"착한 소르"
.
.
마지막으로... 사석에서 본 디용...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이 있어
싸인회 후 식사를 하러 자리를 옮겼는데...
기획사 사장이 고생한 사람들생각났다며 디용과 같이왔다.
같이 식사하던 사람들 중엔연주회 관계자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얼결에 합석하게 되었고 대략 1시간 정도를 같이 있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사실 난 한마디도 못했다.일단스피킹이안되니...
모... 콩글리쉬로 대략 짖어대면 대화야 되겠으나
피곤도 했고, 무엇보다 만사가귀찮았다. -_-;
잼있는건...
디용은 젓가락질 하는걸 좋아했다.
"접대성"의 일종인지 모르겠으나 포크가 나왔는데도
돈까스를 계속 젓가락을 사용해서 먹었다.
글구... 소면... 소면을 아주 잘 먹었다.
골뱅이 무침에 나온 맵고 시큼한 그 소면을 어설픈 젓가락질로... ^^;
특히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는 울나라 사람들에게 대략 감/동/ 받았는데
2002년 월드컵때의 "붉은악마"가 이해 된다며...
이탈리아와의 16강 전에서는 울나라를 응원했다면서
엄지손을 치켜 세우기도 했다.
헤어지며 디용은 악수를 청하며
"See you later..."
...라면서 환하게 웃어 주었고 나도 미소로 답했다.
아름다운 사람... 디용....
"사랑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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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 the Rainbow - Harold Arlen
Guitar - Roland Dye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