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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펠러 비행기

추억의 허리케인

by 이브남 2004. 3. 26.



Hawker Hurricane Mk.IIc

아카데미 1/72 스케일...


몇년만에 하는 뺑기칠이라 그런지 생각만큼 만만한 작업은 아니었다.

스프레이가 있으면 모... 쉽게 해결할 수도 있었지만
갑자기 그런 물건을 구하기도 그렇고 비용도 비용인지라... -_-;

다행히작은 스케일이어서 만으로도 작업이 가능했다.




(1941년 당시, 영국공군 제3전투비행 중대의 도장과 마크... ~.~)


붓에 물감을 소량만 묻혀 화장할때 볼터치 하듯이 초벌, 재벌...

계속 덧칠을 해주어야 했는데...
나름대로 시간이 촉박한지라 단번에 칠했더니 얼룩이 생각보다 많이 생겼다.

게다가 그다지 정교하지 않은 데칼(Decal) 또한아쉬움으로 남았다.

(확실히, 데칼이 사실감을 떨어뜨린 주범... -..-)



(가장 삑싸리가 많았던 부분이 캐노피의 창틀 도색이었다... -_-;)


(새로운 방법으로 먹선을 넣었더니, 표현이 다소 모자른듯~ ^^;)


실은 선.물. 할거였다...

3달전부터 준다준다부도수표를 남발하다가, 결국 단 하루만에 뚝딱~
완성을 해버렸으니... 정말 이정도 나온게 의아할 정도다.


1/72 스케일을특히 좋아하는이유가 이런데 있을것이다.

게으른것... -.-




(그나마 봐줄만한 건... 프로펠러에서 랜딩기어로 이어지는부분이었다. ^^b)


간만에만들어 보는 프라모델 작업에...
"허리케인"이란 뱅기를 선택한건 나름대로 사연이 있다.


어렸을때 동네형들에게 유행한게 있었는데...
프라모델 비행기를 만들어 서로 비교하고 자랑하는거였다.

어린 나는비싼(그 나이엔 그랬다 ^^;) 물건이라 언감생신 꿈도 못꾸고
걍 형들이 자랑하면서 한번 보여주면 그걸로 만족해야했다.

잠시 기억을 살려보면 그땐...

F4U "커세어"가 인기 최고였다.

마루바닥엔 갈매기처럼 날개가 꺾인 것들이 뒤엉켜 폼을 잡고 있었는데
간혹 "스핏" 이나 "메셔슈밋" 같은 유럽뱅기들이 낄라치면...

대략 왕따 분위기였다.^^;


어느날 아버지께서 조그마한 조립박스를 들고 오셨다.
그리곤 내손에 쥐어 주시며...

"선물이야..."

조립박스엔 위용찬 허리케인의 일러스트가 있었고
조종사의 엄지를 세운 모습이 가히 압권이었다.


겉으론조용하신 분이지만
아들이 좋아하는걸꼼꼼히 챙겨두신 아버지...




(Hurricane Mk.I 형... user.chollian.net/~hartmannshim)


2차대전 당시 영국국민들은독일공군의 침공으로
절대절명의 위기에 빠진영국을살린 구국기"스핏"이라고 한다.

하지만 숨은 공신은
그 뒤에서 묵묵히맡은바 임무를 수행한 "허리케인"이었다.

"스핏"에 비해 성능이 떨어져,몸빵 역할을 하면서 많이 격추됬지만
그만큼독일기를 많이 격추시킨 것도 이 "허리케인"이었다.

"스핏"이 유명세를 치룬건 "허리케인"의 보이지 않는 도움이 컸다.


아버지는 그런 면에서 "허리케인"과 많이 닮았다.

사람들뒤에서 묵묵하게 맡은 일을 하시는 분이었고...
한번정도 생색도 낼만한데... 걍 뒷짐지고 웃으시기만 했다.

무던하신 분...

그래서어린 나에겐 아버지는 항상 불만이었고
그렇게살지 않을거라고 속으로 다짐도 했었다.




그런데난 커가면서...
어느새아버지를닮아가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이 투박하고 퉁퉁한 뱅기에남달리 애착이 간다.

마침 백화점내 하비스트에 "허리케인" 조립박스가 있길래...
바로 줏어들고 계산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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